강아지와 귀농했던 디씨인…


멍멍이 갤러리에 올라온 한 귀농글


우리는 매일 아침 한시간씩 오후 두시간씩 산책하고


사과랑 감이 많이 나는 동네라 낙과 주워먹고


여름엔 집앞 냇가에서 매일 물놀이 한다.


혹시 도시에서 혼자 멍멍이 키우면서 사는 사람중에
귀농귀촌에 관심 있는 사람은 연락하면 성심껏 도와주겠다.


분명히 경제적 어려움은 있다.
하지만 하나뿐인 가족과 매일 함께 하며 자연을 벗하는 즐거움이 훨씬 크다.


그리고 책임감 없는 사람들은 개키우지 않길 바란다.


위키 기르면서 돈도 많이 썼지만
사랑 없이는 절대로 기를 수 없는 걸 깨우쳤기 때문이다.


나도 위키를 기르지만


위키도 나를 기른다.


다음 글에 이어짐…


두번째 글


우리는 첫해와 마찬가지로 행복하게 둘째해를 누렸다.


서리가 내린 후에 콩을 털었고
눈이 오면 눈사람을 만들었다.
낙엽을 따라 산속을 뛰었고


2019년의 첫 태양을 보러 둘이서 산꼭대기에 올랐다.


어린이날엔 도시로 나들이를 갔다.


위키는 꽃을 좋아했고


우리는 꽃구경을 열심히 다녔다.


6월 어느날 우리가 2017년 11월 심었던 작약은


그 꽃말처럼 수줍게 하나씩 꽃망울이 터졌고
곧 우리 농장은 온통 핑크빛이 되었다.


때마침 뜨거워진 날씨에 매일 물놀이를 했다.


동물농장 애니멀봐에서 위키를 보러 온 것도 큰 즐거움이었다.
물고기를 잡았고 먹고 살기 위해 새로 쪽파를 심었다.
쪽파씨를 다듬을 땐 몇날며칠을 위키와 꼭 붙어있었다.


위키는 날마다 웃었고 나도 그랬다.
그러나 어느날 위키는 가출을 하고 돌아온 후
잘 넘어지고 빙빙돌고 한뼘도 되지 않는 높이를 뛰는데 주저했다.


냄새를 잘 맡지 못했고 땅에 떨어진 간식을 코앞에서도 못 찾았다.


위키는 뇌종양 말기 판정을 받았다.
약을 먹지 않으면 1~3개월 뿐이라 했고 1년을 사는 것을 목표로 약을 먹었다.
위키는 바보가 되는 병에 걸렸다.
그래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못 걷는 병보단 나으니까.



위키가 떠나고 이제 스무날이 지났다.
위키는 지금껏 꿈에 네번 찾아왔다.
시시콜콜 쓸 수 없지만 위키는 분명한 메세지를 줬다.
그리고 이제 슬픔속 위키는 보낸다.


작년에 처음 썼던 글의 마지막.
나도 위키를 기르지만 위키도 나를 기른다.
언제나 옳은 말이다.
위키는 나에게 새로운 세상을 알려줬다.


위키는 별, 내 마음속 푸른 소나무.
잘자라 우리 위키. 다음생엔 인간으로 태어나라.
아빠가 개로 태어날테니까. 그때도 모자란 놈들끼리 잘 살자.
집에 있는 가족과 동물들에게 다정한 멍갤러들 되길 바란다.


세번째 글…


장례를 치루기 위해 서울로 올라왔다.
꿈처럼 희부연하기만한 죽음과 이별이, 며칠의 시간이 흐르지 또렷해졌다.
마주한 현실이 싫고 무엇도 할 용기가 서질 않았다.
벌써 깨버린 꿈인 걸 알고 있지만, 깨기 싫어 이불을 더 꾹꾹 뒤짚어 쓰는 꼴이었다.


아직도 외등 아래 위키가 있을 것 같았다.


많은분들이 위로해주셨는데 그 중 어린이 지효와
미국에서 국제 전화로 술그만 먹고 힘내라던 어떤 할머니가 특히 기억난다.


꽃을 좋아하던 위키를 위해
꽃농사를 조그맣게 시작하기로 했다.


튤립밭에 놀러 온 위키 친구 띵똥(노) 과 뭉치(검)


올 봄 처음 심은 튤립이 피었고


곧 위키와 가꾸던 사과나무도 꽃피고
둘이 귀농하며 처음 심은 작약은 더 쑥쑥자라
온통 분홍보랏빛이 되었다.


가을엔 사과가 열렸다.


다시는 개를 못기를줄 알았지만 짭트리버를 기르게 됐다.
이름은 비엘사 다. 위키와 다녔던 산책길을 이제 엘사와 다닌다.
내 생각엔 개는 늘 멍청하고 가끔 똑똑하기에
인간에게 기쁨을 준다.


지난 1년. 무언가를 시작하거나 마무리 할 때면 문득 위키가 생각난다..
이곳의 모든 일들과 터전의 흔적이 위키와의 추억으로 덮여있기 때문이다.
쪽파를 심을때도 튤립을 손질할때도 그랬다.


작약꽃이 피면 위키가 작약꽃을 잘 먹었는데
사과밭을 지나가면 위키가 이 집 사과를 잘 훔쳐먹었는데
냇가를 지나가면 위키가 여기서 헤엄을 쳤는데… 이런식이다.
그리움은 잠자코있다 불쑥불쑥 찾아와 괴로움이 되기도 기쁨이 되기도 했다.


..


나도 위키를 길렀지만
위키도 나를 길러줬다.
나중에 후회하지말고 같이 사는 개들한테
건강관리 잘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개데리고 봄에 놀러와라.
(End)